
고혈압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흔한 만성 질환 중 하나입니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 없이 오랜 기간 진행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장병, 뇌졸중, 신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식단 관리는 약물 못지않게 큰 역할을 차지합니다. 최근에는 특히 DASH 식단이 고혈압 관리와 예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이요법으로 권장받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DASH 식단이 무엇인지,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 이번 글에서는 고혈압 관리에 꼭 알아야 할 DASH 식단의 핵심 원리부터 실천 방법, 주의점까지 꼼꼼하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DASH 식단이란 무엇인가
DASH 식단의 탄생 배경
DASH란 고혈압을 막기 위한 식이요법이라는 뜻의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의 약자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고혈압 환자를 위해 임상적으로 개발한 식단으로, 여러 연구 결과 혈압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리고 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뿐 아니라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의 섭취 균형까지 중시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다이어트 식단과는 차별화됩니다.
DASH 식단의 기본 원칙
DASH 식단은 신선한 과일, 채소, 저지방 유제품, 통곡물, 견과류, 생선, 가금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붉은 고기, 정제된 탄수화물, 당류, 포화지방, 나트륨(소금) 섭취는 줄이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특히 나트륨 섭취를 하루 2,300mg 이하로 제한하고, 가능하다면 1,500mg 이하로 줄이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많은 음식을 먹도록 권고하며, 가공식품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 습관도 함께 강조합니다.
DASH 식단의 세부 식품군과 권장 섭취량
곡류와 통곡물
DASH 식단에서는 하얀 쌀밥, 흰빵 같은 정제 곡류보다는 현미, 오트밀, 보리, 귀리 등 섬유질이 풍부한 통곡물을 매일 6~8회 분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분량은 밥 반 공기나 식빵 한 조각, 시리얼 한 컵이 기준이 되며, 이렇게 통곡물을 꾸준히 섭취하면 포만감도 오래가고 혈압 상승을 막는 데 도움을 줍니다.
채소와 과일
채소와 과일은 각각 하루 4~5회 섭취를 추천합니다. 브로콜리, 시금치, 당근, 오이, 상추 등 다양한 색깔의 채소를 식단에 골고루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일은 딸기, 바나나, 사과, 배, 오렌지 등 여러 종류를 섭취하되, 가능하면 통째로 먹고 주스로 갈아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채소와 과일은 칼륨과 마그네슘, 각종 항산화 물질의 공급원이기 때문에 혈압을 조절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합니다.
저지방 또는 무지방 유제품
저지방 우유, 요구르트, 치즈 같은 유제품도 하루 2~3회 권장되며, 칼슘 섭취에 특히 기여합니다. 저지방 혹은 무지방 제품을 선택해야 하고, 맛이 진하거나 소금이 많이 들어간 가공치즈와는 다릅니다.
살코기, 생선, 가금류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살코기, 닭가슴살, 오리고기, 생선을 각각 하루 2회 이하 분량으로 적절히 먹어야 합니다. 특히 등푸른 생선처럼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을 일주일에 두세 번 먹으면 혈관 건강에 더 유익합니다. 포화지방이 많은 붉은 고기, 가공육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견과류, 콩, 씨앗류
호두, 아몬드, 잣, 콩류, 병아리콩(치커피), 렌틸콩, 해바라기씨 등은 주 4~5회 정도 소량씩(30g 내외) 간식이나 식사로 먹을 것을 권장합니다. 이 식품군들은 좋은 지방과 단백질, 섬유질, 미네랄을 공급해줍니다.
지방과 기름
총 지방 섭취량은 전체 칼로리의 27% 이내로 제한되고, 식물성 기름(올리브유, 카놀라유, 들기름 등)이나 견과류 기름을 소량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동물성 기름은 삼가야 합니다.
단맛을 내는 식품
설탕, 꿀, 잼, 과자 등 단맛을 내는 식품은 일주일에 5회 이하, 그리고 한 번 섭취량도 소량으로 제한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고혈압에 영향을 주는 주요 영양소
나트륨 줄이기
소금은 혈압을 올리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DASH 식단에서는 가능한 한 음식에 소금을 적게 쓰고, 가공식품과 조미료는 피하도록 권고합니다. 국물 요리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깍두기, 젓갈, 치즈, 햄, 어묵, 라면, 즉석식품 등 짠맛이 강한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의 콤비네이션

이 세 가지 미네랄은 혈압을 낮추고 혈관의 건강을 돕는 작용을 하므로 꼭 섭취해야 합니다. 칼륨은 바나나, 감자, 토마토, 콩류, 시금치 등에, 칼슘은 저지방 유제품 및 잎채소류에 풍부하고, 마그네슘은 견과류와 두부, 통곡물, 녹색잎채소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제한
동물성 지방, 버터, 라드, 마가린, 크림, 인스턴트 식품 등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은 혈관을 좁혀 혈압 상승을 촉진하므로 섭취를 자제해야 합니다.
DASH 식단 실천 팁과 장기간 유지법
실생활에서 DASH 식단 적용하기
매 끼니마다 채소 2가지, 과일 1가지를 기본에 두고 식단을 구성하면 시작이 쉽습니다. 평소 습관처럼 흰쌀밥만 먹었다면, 현미밥으로 바꾸거나 귀리를 조금 첨가해볼 수 있습니다. 나트륨 조절을 위해 국물이나 찌개는 짜게 끓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무염 버터나 저염 간장, 천연 조미료를 활용해 건강한 맛을 내는 방법을 시도하면 좋습니다. 샐러드 드레싱은 시판 제품보다는 올리브유와 식초, 레몬즙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메뉴 예시와 꾸준한 실천법
아침 식사는 오트밀과 플레인 요거트, 계란찜, 바나나와 같은 구성이 좋고, 점심에는 닭가슴살과 현미밥, 각종 나물, 무염 김치 위주로, 저녁에는 각종 구운 채소, 연어구이, 남은 곡물밥 또는 식빵, 그리고 사과 등 과일을 곁들이면 균형을 잘 맞출 수 있습니다. 외식이 잦다면 샤브샤브, 회덮밥, 샐러드 위주로 선택하고, 국물은 적게 먹거나 조리 단계에서 미리 간을 약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세요.
식단 유지의 심리전
무리하게 식단을 바꾸면 스트레스로 실패할 수 있으니 한 번에 모든 식습관을 고치려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두 가지 식재료나 조리법부터 천천히 대체하되, 자주 먹고 싶은 음식은 주 1회 정도 소량만 먹으며 융통성을 가져보세요. 식사 일기를 쓰며 변화과정을 기록하면 동기를 유지하기에도 좋습니다.
DASH 식단의 장점과 기대 효과
혈압 강하 효과
DASH 식단을 2주 정도만 잘 실천해도 상하혈압 모두 평균 5~10mmHg 정도 떨어지는 효과가 관찰된다 할 정도로 임상적 근거가 확실합니다. 약물 치료와 병행하면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고, 경계성 혹은 초기 고혈압 환자라면 식이요법만으로도 충분한 개선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혈관 건강과 만성질환 예방
이 식단은 포화지방과 나트륨 제한, 식이섬유·미네랄의 균형 잡힌 섭취로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비만 등의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탁월합니다. 하루 섭취 칼로리도 자연스럽게 적절히 조절되기 때문에 체중 관리도 한층 쉬워집니다.
식사 만족도 증가
다양한 식품을 권장하기 때문에 편식 없이 여러 맛을 즐길 수 있고, 자연식 위주의 식습관은 오랜 기간 실천하는 데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DASH 식단의 한계와 실천 시 주의점
개인별 맞춤 적용 필요
DASH 식단이 모두에게 똑같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장 질환이 있거나 특정 영양소 섭취에 제한이 필요한 분들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맞춤형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너무 급하게 식단을 바꾸면 장 트러블이나 영양불균형이 생길 수 있으니, 본인의 상태에 맞는 속도로 천천히 도입하면 좋습니다.
식재료 선택의 어려움
국산 곡물이나 채소,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늘 신선한 재료를 구하기 어렵거나 식사 시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집밥이 부담스러울 때엔 영양성분 표시를 꼼꼼히 확인해서 저나트륨, 저지방, 천연 원재료 위주로 구성된 시중 식품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외식과 간편식의 유혹
현대인의 식생활은 외식, 배달, 인스턴트 식품에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음식들은 대개 나트륨, 지방, 당 함량이 높으니 습관적으로 찾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족과 함께 참여하거나 동호회, 온라인 커뮤니티 등 지원 체계를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고혈압은 일상 속 작은 실천에서부터 예방과 관리가 시작됩니다. DASH 식단은 단순히 삼시 세끼를 챙기는 것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챙기는 밑거름입니다.
DASH 식단은 까다로운 다이어트나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고혈압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일생 동안 지향할 만한 건강한 식습관의 표준입니다. 무엇보다도 꾸준히, 내 몸에 맞는 속도로 친근하게 접근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글이 식습관에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건강한 식사와 함께 활기찬 하루를 보내시길 응원합니다.